맛있는 후기

통모짜 와퍼 단종되서 먹어 본 버거킹 칠리크랩 통새우 와퍼

땡스키친 2020. 7. 22. 16:05


싱가포르에 여행다녀왔던 분이라면, 아마 칠리크랩맛을 잊지 못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싱가포르에 다시 간다면 칠리크랩을 먹기위해서일 것 같아요.

그렇지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함부로 여행을 갈 수는 없고, 맛있는 건 먹고 싶은 나날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ㅠㅜ

이런 마음을 헤아려 버거킹에서 싱가포르 현지의 칠리크랩 소스를 그대로 재현해서 버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출시 초반에 후기를 검색해보니 다같이 입모아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한 번 맛보는 것으로 족하다]

그래서 칠리크랩 버거를 안먹으려고 계속 버텼습니다. 차라리 좋아하는 통모짜 와퍼를 하나 더 먹지 싶었지요. 그. 런. 데. 통모짜 와퍼는 단종이 되고 만 것입니다 ㅠㅜ 버거킹 어플에서도, 매장 키오스크에서도 통모짜와퍼는 볼 수 없었지요.

그러다보니 혹시 칠리크랩 버거가 통모짜와퍼처럼 맛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주문하게 된 것입니다.


그냥 칠리크랩과 칠리크랩 통새우는 400원밖에 가격차이가 안나서 쉬림프로 선택했습니다. 쿠폰까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올엑스트라로 주문하니 10,300원에 달하는 가격. 이럴바엔 차라리 쉑쉑버거를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속재료가 너무 많은 탓에 어떤분들은 양상추가 다 뛰쳐나오고 난리났다고 했지만, 저는 얌전히 합체되어 있었어요 ㅎㅎ

버거번은 통밀인지 호밀인지 갈색점이 보이네요. 싱가포르에 유명한 야쿤카야토스트는 통밀빵을 사용하여 특유의 고소한 식감을 주는데, 이에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닐까 싶어요.


단면으로 확인하니 소고기패티, 크랩패티, 새우와 칠리크랩소스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매운기를 뺀 양파와 토마토, 양상추도 넉넉하고, 마요네즈로 마무리 되었네요.

그렇다면 맛은 어땠을까요? 저도 역시 한 번 먹어본 것으로 족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네요 ㅎㅎ

일단 크랩패티의 퀄리티가 너무 별로였습니다 ㅠㅜ 크랩패티 하나로 가격이 급상승한 것 같아서 약간 게살크림고로케의 느낌을 상상하며 기대했는데, 이건 잡어육에 빵가루가 섞인 듯 한 맛에 짜기만 엄청 짜더군요. 포장해오느라 약간 눅눅해졌다는 것을 감안해도, 거슬리는 식감에 나중에는 그냥 크랩패티를 빼버리고 먹었습니다.

그리고 칠리크랩소스도 싱가포르 현지에서 먹었던 맛과 차이가 났습니다. 칠리크랩 소스 자체의 맛도 중요하지만 소스가 크랩과 만나서 졸여지며 만들어지는 감칠맛이 칠리크랩을 맛있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냥 칠리크랩 소스만 버거에 들어있으니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그동안 좋아했던 디아블로 소스에 대한 그리움만 커져가더라고요!

버거번은 좋은 시도였던 것 같은데, 버거와는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버거번만 따로 구할 수 있다면 카야잼을 바르고 버터를 듬뿍 넣어 카야버거처럼 즐겨보고 싶을 정도로 버거번 자체의 퀄리티는 좋아보였습니다.

이렇게 버거킹 칠리크랩 쉬림프먹어봤는데요, 다시 통모짜와퍼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후기를 남겨봅니다 ㅎㅎ 그럼 모두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