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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넣으면 왜 맛있어질까? 소금의 작용

땡스키친 2020. 6. 4. 21:45

 소금을 넣으면 왜 맛있어질까? 소금의 작용

 

 설렁탕집에서 설렁탕을 주문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금방 보글보글 뽀얀 설렁탕이 식탁에 올려집니다. 그 뽀얀 국물을 후후 불어 한 번 먹어보면 마치 우유마셨던 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 듯한 밍밍한 맛이 납니다. 그런데, 소금을 조금 넣고 휘휘 저은 뒤 다시 한 번 먹어보면 눈이 번쩍 뜨이면서 구수하고 개운하고 감칠맛이 감미운 고기향이 나죠~

 

 

 소금을 넣는 것 하나만으로도 왜 이렇게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걸까요? 

 

 

 

 인간이 음식을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염도 0.8%는 우리 몸의 적정한 염도인 0.85%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는데, 틀린맛은 아닌 것 같아요. 몸이 적정한 염도를 유지하기 위해 0.8%의 염도를 맛있게 느끼도록 유전자에 각인이 되어있는 것이겠죠. 게다가 0.8%는 우리가 엄마뱃속에서 기억하는 양수의 맛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위 추측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물에 소금만 타서 마셔도 맛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음식에서 소금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소금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결론에 봉착하게 됩니다. 

 

결국 고유의 맛을 가진 식재료에 소금까지 더해지면 훨씬 더 맛있어진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왜 소금이 음식을 맛있게 하는지 소금의 작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육류 

 

소금은 삼투압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재료가 소금과 만나면 수분이 빠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기에 소금을 미리 뿌려놓으면 고기의 육즙이 다 빠져나가서 맛이 없어질까봐 미리 소금을 뿌려두지 않았어요. 그런데 고기에 소금을 미리 뿌려놓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소금과 만난 단백질이 용해되어 겔 상태가 되면서 물을 흡수하므로 재료를 익힐 때 수분이 더욱 효과적으로 유지된다고 해요. 

 

 단백질은 느슨하게 감긴 고리와 바깥쪽 표면에 물 분자가 결합해 있는 형태로 생각하면 되는데요, 간이 배지 않은 단백질에 열이 가해지면 변성이 일어나고, 고리가 더 단단하게 감기면서 그 힘 때문에 바깥쪽에 붙어 있던 물 분자가 뜯겨나가게 됩니다. 이 상태로 과도하게 익히면 고기는 메마르고 질겨지죠. 소금은 이러한 단백질의 구조변화를 방해해서 이 고리부분이 힘껏 꼬여 뭉치지 않도록 만듭니다. 따라서 가열해도 더 많은 양의 물 분자가 그대로 결합해있습니다. 그 결과 고기는 촉촉한 상태가 유지되고 과도하게 익을 위험도 줄어들게 되는 것 입니다.

 

 하지만 고기를 소금에 재워두는 것에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금은 수천년 전부터 육류 보존용으로 사용해왔죠. 다량의 소금을 뿌리고 장기간 그대로 두면 육류의 수분이 제거되고 절여지기때문에, 익히면 가죽처럼 질겨집니다. 소금을 뿌려 재워둔 고기는 늦어도 이틀안에는 소진해야 합니다. 만약, 요리계획이 없어졌다면, 그대로 냉동보관해두면 됩니다. 고기를 밀봉해서 냉동하면 최대 2개월까지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해산물

 

해산물은 육류와 달리 단백질 구조가 약해서 소금을 너무 미리 뿌리면 분해되어 딱딱하고 뻑뻑해집니다. 살이 얇은 생선은 소금을 뿌린 후 15분 정도면 맛이 향상되고 수분이 유지됩니다. 살코기 두께가 2.5cm 이상으로 두툼한 생선은 최대 30분 전에 소금 양념을 해도 됩니다. 그밖에 다른 해산물은 요리하면서 바로 양념해야 특유의 식감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생선의 겉부분은 짭조름하고 속은 좀 밍밍한 그런 맛이 좋아서 요리하면서 양념하곤 했는데, 소금뿌려놓고 한 번 구워먹어 봐야겠어요! 

 

달걀

 

달걀은 소금을 쉽게 흡수합니다. 그리고 소금을 흡수하면 더 낮은 온도에서도 단백질이 결합하므로 조리 시간이 줄어듭니다. 조리시간이 줄어들면 달걀에 함유된 수분도 덜 빠져나가서 완성된 후 식감이 더 촉촉하고 부드러워지겠죠? 스크램블 에그, 오믈렛 등을 만들 때는 달걀을 풀 때 소금을 먼저 넣고 달걀프라이를 만들때는 완성 직전에 소금을 넣어도 됩니다! (껍질 속 달걀안에 미리 소금을 넣을 수 없을테니까요 ㅎ)

 

채소, 과일, 버섯류

 

많은 채소와 과일의 세포에는 우리가 소화하지 못하는 펙틴이라는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어요. 숙성과정을 거치거나 열을 가하면 이 펙틴 성분이 약화되어 채소와 과일이 연해지고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소금은 펙틴의 영향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채소를 데치기 전 소금을 넣으면 소금이 페오피틴(엽록소에서 마그네슘이 제거되어 생성된 청색과 흑색 색소들)으로의 변화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먹음직스러운 녹색이 잘 유지되기도 하고, 비타민 C등의 수용성 성분의 용출을 억제합니다. 하지만 무기질의 용출은 촉진합니다. 

 

토마토, 호박, 가지처럼 세포에 수분함량이 높은 채소는 굽거나 익히기 전에 미리 소금을 쳐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 기능을 할 수 있어요. 

 

 

 

 

소금은 채소와 과일이 가진 수분을 계속 빠져나오게 하고 그대로 두면 축 처져 고무같은 상태가 되므로 너무 일찍 뿌리지 않도록 주의 합니다. 대체로 15분정도 두었다가 조리하면 충분합니다. (김치, 깍두기 등은 예외입니다. ㅎ) 

 

버섯에는 펙틴이 없지만, 중량의 약 80%가 수분이므로 소금을 뿌리면 수분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버섯의 식감을 유지하려면 팬에서 익히다가 갈색을 띠기 시작할 때 소금을 넣어야 합니다. 이걸 제가 몰라서 늘 축축한 버섯 볶음을 먹었네요 ㅠㅜ

 

 

여기까지 소금을 넣으면 왜 맛있어지는지 소금의 작용에 대해 알아봤어요~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어 앞으로 더 맛있는 식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여러분도 유익하셨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서적 : 소금지방산열(SALTFATACIDHEAT) - 사민 노스랏 저, 웬디 맥노튼 그림. 제효영 옮김. ;세미콜론

              과학으로 풀어쓴 식품과 조리원리 - 이주희 외 7인. 교문사